hyeyeonna: 오늘은 아침 출근길이 평소보다 조금 늦었습니다. 주말의 후유증 때문에 폭이 좁은 팬티를 못 입고 팬티라이너를 대고 무난한 티팬티를 입었습니다. 조금 늦게 나와서
hyeyeonna: 오늘은 아침 출근길이 평소보다 조금 늦었습니다. 주말의 후유증 때문에 폭이 좁은 팬티를 못 입고 팬티라이너를 대고 무난한 티팬티를 입었습니다. 조금 늦게 나와서 그런지 그만큼 공기가 더 호덥지근하고 끈적하게 느껴졌어요. 그나마 출근 버스 안은 시원하게 에어콘으로 온도가 낮춰져 있어 편안하게 올수 있었습니다. 저도 가끔은 제가 두려운 때가 있습니다. 뭔가 새로운 경험을 내면화할때.. 처음에는 충격이었지만 그것이 결국 내 안에 잠재되었던 뭔가를 깨운다는 느낌이 들때.. 잠들었던 괴물이 깨어나는 느낌. 괴물이 결국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음을 재확인하는 경험. 본디지가 그렇고, 섭성향도 그랬고, 동성애 성향도 그렇고.. 디엣이건 간에 모두 처음부터 익숙했던 경험들은 아니었지만, 배우고(?) 경험하며 나의 일부로서 인정해 갔던 요소들입니다. 다만 3p는 지금과는 또다른 차원이죠. 나 혼자만의 self pleasure도 아닌, 둘만의 사랑의 행위도 아닌 일종의 사회적 관계가 되어 버립니다. 댓글을 통해 유용한 인사이트(과거 경험에서 우러나는)를 던져주고 계신 한 분의 코멘트가 또 저를 떨리게 했는데요. 3p시 초대남은 지인으로 하는게 아니라는 설들렸있는 멘트가 있었습니다. 저의 지인은 아니지만 남친의 지인이라는 점이 맘만 먹으면 저의 신원을 쉽게 알수 있는 리스크를 가진 초대남을 만들어 버린 셈이네요. 제 글을 꾸준히 접해오신 분들은 제가 평범하고 무난한 삶 보다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가진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을 아실 거에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3p라는 새로운 경험도 너무 오래 고민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구요. 초대남을 통해 만의 하나 저에 대해 소문이 돈다던가 하는 것은 어쩌면 부차적인 두려움입니다. 진짜 두려운 것은 3p의 순간들이나 초대남에게 희롱당하던 30분 정도의 경험이 자꾸만 제 안에서 저도 모르는 사이 리플레이되고 또다른 판타지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성에 대해 열린 자세라고 해도 그동안 아무 남자나 만나서 원나잇한 적은 전혀 없었고.. 몸이 열리는 것은 마음이 열려야 가능하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주말의 경험은 그동안의 믿음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상황이었던 거구요. 3p야 그래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 주인님이 함께 하는 시간이지만.. 초대남과의 1:1은 예상하지도, 원치도 않았던 사고 수준의 경험이었습니다. 초대남에게 저는 돈주고 사는 여자와 차별성이 없었겠지요. 어차피 한번 재미보고 다시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존재니까요. 다만, 그에겐 전에 봤던 여자, 친구의 여자, 그리고 첫느낌과 달리 성에 대해 개방적인 여자 정도였겠죠. 인격적인 존중이나 사랑의 감정없이 욕심을 채우기에 적당한.. 그 30분 동안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로 온몸을 자극당하고 그가 원하는 자세를 취해주고 하라는 대로 다 해 준 그 기억.. 거절할 수 있었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없었을 것 같은.. 끈적한 음몽과 같은 순간들.. 오늘 버스 안에서는 전에처럼 잠도 안오고 이상하게 말똥한 정신으로 창밖을 내다보며 상념에 잠겼는데,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 남친과의 관계 장면이 아니라 자꾸만 초대남에게 당하던 장면이 떠오르는 거에요. 누가 내 머리 속을 봤을 리도 없는데 괜히 화들짝 놀라며 귓볼까지 빨개지는 것을 느꼈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글을 적으면서 또다시 떠오르는 당시의 장면들 때문에 아래가 젖어있음을 고백해야겠네요. 팬티라이너는 팬티가 직접 부은 살에 닿지 말라고 하고 온건데 지금은 다른 용도로 잘 기능하고 있구요. 그래서 저는 제가 두려워요. 내 안의 음란함이, 그동안 이성으로 알게 모르게 눌러왔을,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거대한 괴물이 이성의 사슬을 끊고 나와 횡포를 부리지 않을지… 판타지가 현실이 되고,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이 또다른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야릇한 순환이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이런 얘기 쓰는 것 자체가 저에겐 굉장히 리스키하고, 부끄러운 얘깁니다. 섭에 대한 심리나 디엣에 대한 얘기는 제가 이미 내면화시켰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제 취향이고 개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거리낌이 없었습니다만.. 3p나 낯선 남자에게 지배당하고 그것을 자꾸 떠올리고 가슴 두근거린다는 것은 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 상황이거든요. 당분간 출렁이겠죠. 파도가 잔잔해지길 기다려봅니다.. 혜연. -- source link